“DCT, 중국 추월 속 韓 임상시험 경쟁력 회복할 열쇠”
2023/11/23 20: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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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비용‧시간 절감…국산신약 개발에도 기여할 것”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메디데이터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혜지 상무(ⓒ청년의사).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메디데이터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혜지 상무

해외에서는 이미 임상시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분산형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계속 제한될 경우 국내 환자들이 글로벌 신약 임상시험에서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추월 속 국내 임상시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메디데이터코리아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메디데이터 본사에서 미디어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혜지 상무와 이효백 솔루션 컨설턴트(과장)는 DCT 정의 및 발전 과정, 국내외 DCT 관련 주요 규제 상황, 메디데이터 DCT 솔루션 등을 설명했다.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은 과거 의료기관 중심이었던 임상시험 관련 활동의 일부 또는 전부가 기술을 통해 탈중앙화되고 분산화돼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을 뜻한다. 임상 참가자 탈락률을 낮추고 모니터링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임상전자데이터수집(EDC)을 시작으로 임상시험 전(全)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증가하는 추세다. 기존의 스폰서, 시험기관(연구자) 중심의 임상시험 대신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이 주목받는 것도 DCT가 주목받는 요인 중 하나다.

메디데이터에 따르면, DCT 요소를 포함한 임상시험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1년 기준 1,000건 이상, 전체 임상시험의 약 28%가 DCT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CT 요소로는 웨어러블 기기의 활용, 임상시험용 의약품 배송, 전자정보에 기반한 환자 동의, 원격 모니터링 등이 있다.

이 컨설턴트는 “DCT는 범주에 해당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 하나만 활용돼도 DCT로 볼 수 있다. 예전에는 DCT 관련 모든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임상의 목적이나 성격에 따라 일부만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장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DCT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DCT 가이드라인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임상시험 참가자의 자택이나 참가자에게 편리한 지역 의료시설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이브리드 DCT를 위한 활동도 허용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 또한 전자증례기록서, 전자 설문지,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 전자 기술을 통한 데이터 수집이 시험기관뿐 아니라 기관 외 장소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아시아 지역 내 일본과 중국의 적극적인 DCT 도입이다. 현재 일본은 임상시험용 의약품 환자 자택 직접 배송, 협력 의료기관에서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여 및 검사를 위한 혈액 채취, 전자 정보에 기반한 환자 동의 등을 허용한다. 중국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보다 쉽게 임상 참가자를 모집할 수 있게 했다.

메디데이터코리아 이효백 솔루션 컨설턴트(ⓒ청년의사).
메디데이터코리아 이효백 솔루션 컨설턴트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가이드라인이나 관련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등에서 DCT 연구 및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의료계에서 파일럿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등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부처 또한 DCT 제도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정책 수립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제약사가 DCT 방식으로 다국가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한국이 배제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내 환자들이 임상시험을 통한 글로벌 신약 혜택으로부터 멀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임상시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컨설턴트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중일 가운데 한국이 가장 임상시험 퀄리티도 높고 고객사 입장에서 가성비가 좋은 곳이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입지가 높아지면서 국내 임상 진행에 물음표가 붙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한국 임상 데이터가 굉장히 깔끔해 장점이 있었다면 DCT로 넘어오면서 전자설문지로 인해 그런 부분이 일부 퇴색됐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모니터링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한국 임상시험의 가치를 다시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김혜지 상무는 “국산 신약 개발 측면에서도 DCT가 유리하다. 모두가 국산 신약 개발을 바라고 있지만 후기 임상에서 워낙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기술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DCT를 통해 이런 부분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메디데이터코리아 이효백 솔루션 컨설턴트가 메디데이터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청년의사).
메디데이터코리아 이효백 솔루션 컨설턴트가 메디데이터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한편, 국내 DCT 토양이 척박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임상시험의 결과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9월 메디데이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 1상에 전자설문지 '메디데이터 eCOA'를 도입하기로 했다. 유한양행이 이미 활용하고 있는 전자임상시험데이터 수집 플랫폼 ‘레이브 EDC', 무작위배정 및 임상시험용 의약품 공급 관리 솔루션 ’레이브 RTSM'와도 연동돼 임상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 또한 지난 9월 메디데이터와 면역항암제 GI-101, GI-102 임상개발 가속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효율적 데이터 모니터링을 위해 메디데이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레이브 트라이얼 어슈어런스’를 도입했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한 합성대조군 등 '메디데이터 AI' 활용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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