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약사회, 수가협상 역대 최악 결과..밴드 점유율 대폭락
2023/06/02 11:1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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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 시작 이후 최악의 환산지수 인상률 기록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이하 수가협상) 결과, 의원 유형 협상을 맡은 대한의사협회와 약국 유형 협상을 맡은 대한약사회가 역대 최악의 수가협상 결과를 받게 됐다.

지난 1일 마무리된 2024년도 수가협상에서는 평균인상률은 1.98%(소요재정 1조 1975억원)을 기록했으며, 병원 1.9%, 치과 3.2%, 한방 3.6%, 조산원 4.5%, 보건기관 2.7% 인상으로 체결됐다. 의원(1.6% 인상률 제시)과 약국(1.7% 제시)은 결렬됐다.

환산지수 인상률을 보면, 의원급이 가장 낮은 인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원급이 1%대의 인상률을 기록한 것은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최초다. 약국도 2008년 첫 유형별 수가협상 당시 1.7% 인상률과 같은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했다.

수가협상 성적의 실질 척도 중 하나인 ‘추가소요재정(밴드) 내 유형별 점유율’도 의원급이 20%대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유형 중 의료기관 수로는 다수인 의원급이 단지 2할만 가져간다는 소리다.

2017년 진행된 수가협상(2018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협상)부터의 의원급 밴드 내 점유율은 ▲2018년 34.44% ▲2019년 29.00% ▲2020년 32.13% ▲2021년 31.06% ▲2022년 36.78% 였으며, 2023년도 계약협상에는 27.20%의 점유율을 기록해 30%선이 무너졌었다. 이번 2024년도 계약협상에서는 20.79%로 20% 선을 간신히 넘었다.

의원급에 할당된 재정규모도 그간 2000억원대 후반에서 3000억원대에 이르렀던 것과 달리 2490억원을 기록해 가장 낮은 금액으로 나타났다.

최근 7년간 10%선을 오가던 약국의 밴드 점유율도 이번 협상에서는 5%에 불과해 충격을 안겼다.

의협과 대한약사회가 최종 결렬을 택했기 때문에, 약국과 의원유형의 환산지수 인상률 결정은 건정심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최근 인상률 삭감 등 패널티가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최종 제시된 인상률로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 시작전부터 흉흉했던 협상 전망...“코로나 진료·처방 기여에도 배신한 결과”

이번 수가협상에서 의원과 약국 유형의 협상 전망은 시작전부터 흉흉했다. 진료비 증가율이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SGR모형이 다시 사용되는 가운데,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에서 두 유형의 증가율이 다른 유형보다도 상당히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맞서 진료에 적극 참여한 영향과 보장성 강화 실시 이후 착시현상을, 약국은 2022년도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약국의 코로나19 확진 조제 수 증가와 투약안전관리료, 대면투약관리료 등 코로나19 수가로 인한 약국 행위료 증가를 원인으로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득에도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이자 배신감을 밝혔다. 수가협상 직후 대한의사협회는 수가협상 결렬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이로써 지난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무려 10차례나 협상이 결렬되었으며,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인 2.1% 수가인상률이 결정된 이후 이번에는 사상 최저치인 1.6% 인상률을 기록하며 의원급 의료기관에 더 깊은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대한약사회 박영달 부회장도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너무 낮은 수치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회원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전 수가협상에서 사용한 SGR모형이 다시 쓰인 것에 대해서도 의협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협은 “건보공단은 높은 물가인상률 및 임금인상률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의 고용 유지 등 의료 인프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원급의 현실은 외면한 채, 여느 때와 같이 합리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공단의 SGR 연구결과 순위를 토대로 인상률을 통보하고 수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을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수가협상 이후, 거시지표 등을 활용해 SGR 모형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였으나 결국 거시지표의 반영은 물론이고 근거 없는 밴딩의 규모 및 결정과정의 불투명함, 협상 결렬 시 조정 절차 부재 등 기존 수가협상이 가지고 있는 불합리한 문제점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건보재정이 당기수지 2년 연속 흑자, 누적 적립금이 24조에 이름에도 역대 최저 인상률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는 건보재정이 적자일 때에는 고통 분담을 명분으로 의료계의 희생을 요구해왔고, 흑자일 때는 보장성 강화 등 우선순위가 있다는 이유로 저수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였다”며 “이제부터라도 적정 수가 책정에 우선적인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국가적 재난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더 이상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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