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지정대리인 명확치 않아 설명·동의제 무의미해질수도”
2022/08/12 11:1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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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의원 ‘의료법 개정안’, 지정대리인 정의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환자가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가 지정대리인을 정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의협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환자가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가 지정대리인을 정하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의협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환자의 법정대리인 역할을 보건복지부가 사전에 지정한 사람에게 맡기는 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부정적이었다. 그 정의가 불명확하고 민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지난달 19일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환자가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복지부가 가까운 사람을 사전에 지정해 법정대리인 역할을 맡기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환자의 법정대리인은 민법에 따라 주로 직계 존·비속 등 원가족인 경우가 많지만 연락이 원활하지 않아 수술 전 동의를 받는 게 어려운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국무총리 소속 소비자정책위원회는 지난 2019년 대책 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의협은 장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11일 “개정안이 보완입법으로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현행 법조항이 갖고 있던 모호성과 불명확성을 해소해야 한다”며 “그러나 개정안은 현행 법조항과 마찬가지로 불명확한 표현을 사용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의협은 개정안에 담긴 ‘환자와 가까운 사람’이라는 문구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모호하다고 했다. 의협은 “해당 문구가 법정대리인이 아닌 직계 존·비족 또는 일정 범위의 친족까지 의미하는지 아니면 문언 그대로 환자와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지 불명확하다”며 “이를 확장할 경우 수술 등 설명 및 동의의 상대방 범위가 넓어져 법정대리인에 한정하는 현행 법조항의 문제 해결에는 용이할 수 있지만 설명·동의 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사람’이라는 문구도 “사실상 복지부 장관이 환자와 가까운지 여부를 확인·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복지부 장관이 개입해 환자의 임의대리인에게 법정대리인 자격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의협은 이어 “민법상 임의대리인 선임을 위한 대리권 수여 의사표시를 하기 위해서는 수권행위자의 행위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애초부터 의사결정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사람이 사전에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하는 것은 대리인에 관한 민법 규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법정대리인과 지정대리인이 충돌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이 반대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 지정대리인 제도를 악용 하거나 의사 등이 지정대리인에게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았으나 추후 법정대리인이 나타나 자기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의사 등을 상대로 항의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입법될 수 있도록 법안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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