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병원 불법 대리수술···정형외과의사회 "자정" 선포
2021/11/29 09:4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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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연 회장 "적발 회원은 자격 정지 등 퇴출, 수술실 CCTV 설치·저수가 등 위기"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성필 총무이사, 김봉천 정책이사, 이태연 회장, 정기웅 재무부회장, 이영화 법제이사, 신은호 의무이사

금년 척추·관절 전문병원 대리수술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며 정형외과가 의료계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대한정형외과의사회가 “내부 자정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1 정형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태연 정형외과의사회 회장은 “금년 정형외과의 대리수술 문제가 많이 불거졌다”며 “학회 측과 논의한 결과, 재판 결과에 따라 입장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원 내부 자정도 노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회원들에게 안내 고지를 하고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회원에 대해서는 자격 정지를 내릴 것”이라며 “의사회 차원에서 이들에게 의료행위를 아예 못하도록 할 수는 없지만, 확정적인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람들을 퇴출해 타 회원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봉천 정책이사는 “대리수술 문제와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통과 등은 모두 정형외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정형외과학회와 함께 논의해서 개선책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술실 CCTV 설치 의제에 불을 지핀 대리수술 문제는 금년에만 수차례 터져 나왔다.

앞서 인천 척추전문병원·서울 관절전문병원·광주 척추전문병원 등에서 간호조무사·의료기기업체 직원 등 비의료인이 수술한 정황이 내부고발 방식 등으로 알려지며 경찰 수사가 이뤄진 바 있다. 

“잘나가는 정형외과 옛말, 저수가로 전공의 기피 증가 추세” 

이태연 회장은 "금년 정형외과 이슈를 돌아보며 대리수술과 수술실 CCTV 등 굵직한 문제 외에도 진료 수가 문제 또한 여전히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외부에서는 ‘정형외과가 잘 나간다’고 하는데 정형외과 수술 수가는 굉장히 낮으며 타 외과계보다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수술 당 수가가 외과 평균 대비 40%밖에 되지 않고 요즘은 수술방 배정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형외과 수술 수가만 놓고 보면 적자가 –40%까지도 파악된다. 현재까지 정형외과 중소병원에서는 비급여 항목으로 버티면서 메우고 있어 잘 되고 있다고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상급종합병원은 수가만으로는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사안이 확대되면서 전공의 기피 및 봉직의 이탈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회장은 “젊은 후배들이 수술 후 환자와 트러블 등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수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제 수술실 내 CCTV까지 설치된다고 하니 정형외과에 몸 담고 싶어하는 경우가 줄고 있다”며 “봉직의들도 개업하고 싶다며 관두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의원·병실 감소도 문제로 중간 기둥 무너지지 않도록 최선“  

정형외과 의원과 병실이 줄어들고 있는 문제도 정형외과의 오랜 현안이다. 동네의원에서 수술이 줄고 자동차보험 규제가 늘면서 입원 환자가 감소, 병실 유지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태연 회장은 “결정적으로 입원환자가 줄어든 이유는 자동차보험 심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주관으로 넘어가게 되며 입원·검사 등에 대한 규제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과거 분쟁·소송이 늘며 ‘심평원에 권한을 넘기라’는 목소리가 나와 이렇게 됐는데 이는 잘못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최근 자동차보험에서 한방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데 해결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우리가 역할을 잘 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정기웅 재무부회장은 “작은 의원들이 지역의료기관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이 있는데 환자들이 전부 큰 병원으로 가려 한다”며 “요즘 자동차보험 환자는 거의 입원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형외과 차원의 적절한 의료체계 구축에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피력됐다. 

이 회장은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 중소병원이 강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의료접근성 등이 발전했던 것”이라며 “의료계 중간 기둥이 무너지면 어떤 결과가 있을 지는 자명하다. 정형외과가 대표적으로 의료계 틀을 잘 잡아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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