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가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허가 및 승인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밝히고 이러한 녹지국제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19일 제주영리병원 철회와 공공병원 전환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제주 녹지병원 허가 및 승인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먼저 녹지그룹이 유사사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제주도 보건의료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에 사업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녹지국제병원의 사업시행자는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고 투자자 100%는 녹지그룹이며, 녹지그룹은 중국내 100위권에 들어있는 대규모 부동산회사로서 의료기관의 개설과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고 보건의료노조는 주장했다. 

즉, 녹지그룹이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포함하지 않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면 개설 허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 되고 개설 허가 취소의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녹지병원 승인의 또다른 문제점은 우회투자 의혹이다.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이 우회투자 등을 통해 국내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도록 조례에는 명시되어 있다.

이어 보건의료노조는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투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의 제2투자자는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이하 북경연합리거)다. 이 북경연합리거 소속 중 최대 규모의 병원은 국내 BK성형외과 원장이 운영하는 '서울리거 성형 영리병원'으로, 중국 서울리거 병원자체가 제주 영리병원의 설계와 운영을 전담하는 병원이며, 당시 리거병원은 자신의 목표가 '녹지그룹이 개발하는 제주 헬스케어타운에 들어설 항노화전문병원의 설계부터 병원운영까지를 전담하는 것'이라고 언론에 여러번 밝힌 바 있다는게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이다.

나영명 기획실장은 "제주도 보건의료 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녹지병원의 설명자로 나선 인물은 현재 비영리의료법인인 미래의료재단의 이사이자 리드림 의료메디컬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수정 원장이었고, 미래의료재단과 그 자호사 관계자들도 녹지병원의 운영권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고 여러 경로를 통해 홍보하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생각하면 우회투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보건의료노조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민의 70% 반대 여론과 공론화조사위원회의 60%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제주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하면서 민주주의를 손상시켰으며, 녹지병원의 토지와 재산이 가압류 상태에서 제주도가 허가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함께 주장했다.

나 기획실장에 따르면, 제주헬스케어타운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 우리나라 굴지의 건설회사들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자 2017년 9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녹지국제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를 상대로 부동산가압류 소송을 신청했으며, 이후 법원이 가압류 결정을 내린 후 녹지병원은 가압류 된 상태라는 것이다.

나 실장은 "2018년 12월 5일 조건부 허가 당시 녹지국제병원은 가압류 상태였고, 보건으료노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9년 2월 12일 현재에도 가압류 상태"라고 밝혔다.

이렇게 녹지병원의 허가 및 승인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 때문에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녹지국제병원의 설립근거와 정당성은 모두 사라졌다는게 나 실장의 설명이다.

나 기획실장은 이러한 녹지병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녹지국제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기획실장은 "영리병원 허용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보건의료정책인 공공의료 발전 종합대책과 상충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나서서 녹지국제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한다면 영리병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지킬 수 있고, 문재인정부의 핵심정책인 문재인케어와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 및 시행, 공공의료의 확충과 사회의 균형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차질 없이 밀고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녹지국제병원의 공공병원 전환의 당위성을 나영명 기획실장은 함께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서귀포지역 주민들에게 질높은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 가능 △인구 고령화와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및 노인질환전문치료센터 설립 가능 △관광요충지이자 휴양형 주거단지에 걸맞는 건강증진시설, 감염질환센터 등 보건의료인프라 구축 가능 △의료취약계층에게 맞춤혐 공공의료서비스, 의료취약지에 찾아가는 공공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공공병원 전환의 당위성을 밝히는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녹지국제병원이 영리병원으로 건립됐지만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실제 가능하다는 것이 나 기획실장과 보건의료노조 주장이다.

현재 녹지국제병원은 제주 서귀포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연면적 5512평 건물로 지어져있으며, 이에 따라 47병상으로 시작하지만 공공병원 역할을 할 수 있는 300병상 규모로 늘릴 수 있는 부지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영명 기획실장은 "또한 녹지국제병원은 영리병원으로 지어졌어도,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이에 대한 전례로 인천 송도에서 영리병원 설립 논란이 크게 빚어졌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리병원 예정 부지의 토지계획이용을 변경해 비영리 국내병원 설립이 가능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고, 이에 따라 산자부는 비영리법원이 입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말했다.

나 실장은 "만약 정부가 공공병원 전환을 위한 긴급 정책협의를 추진할 경우 영리병원이 문을 열기로 예정된 3월 4일 이전에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